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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감각을 사로잡는 미장센이 아름다운 영화 (ft. 지극히 개인적인)

by helly's Daily Blog 2024. 10. 15.

미장센이 아름다운 영화 몇 가지를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한번 본 영화는 계속 곱씹어 보며 재탕, 삼탕까지 하는 편인데요.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으로 미장센이 정말 아름다워서 기억에 남는 영화 중 하나로,

멜랑콜리아 (Melancholia, 2011)
감독ㅣ 라스 폰 트리에

멜랑콜리아 (Melancholia, 2011)

멜랑콜리아를 뽑고 싶습니다. 멜랑콜리아는 우주와 지구의 충돌을 테마로 한 영화로, 아름답고도 황량한 풍경 속에서 강렬한 미장센을 구현하고, 느리게 전개되는 비주얼이 감정적인 깊이를 더합니다.

 

세상의 종말을 얘기하는 파괴적인 내용을 우울 그리고 허무주의로 풀어낸 일종의 재난영화입니다. 재난영화 하면 영화 '2012'처럼 엄청난 CG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멜랑콜리아에서의 CG는 하나의 요소 일 뿐이고, 제가 느낀 바로는 미술에 차용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존 에버렛 밀레이 - 오필리아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으로는 <오필리아>가 있습니다. 햄릿의 연인이었던 오필리아가 극단적 선택을 한 장면을 영화의 포스터로 차용했죠. 주인공 저스틴은 밀레이의 참혹한 <오필리아> 그림을 연상시키는 장면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강을 따라 떠내려갑니다.

피터르 브뤼헐 더 아우더 - 눈 속의 사냥꾼

피터 브뤼겔의 <눈 속의 사냥꾼> 도 이 시퀀스에 등장하며, 나중에 저스틴이 클레어의 집에 전시된 예술 작품을 바꾸는 장면도 등장합니다.

제일 좋아하는 장면

비주얼뿐 만 아니라 사운드트랙도 굉장히 심오하고 우울해서 즐겨 듣는 편인데요, 집중할 때 자주 듣는 편입니다.

 

🎵멜랑콜리아 사운드트랙🎵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嫌われ松子の一生,2006)
감독 ㅣ 나카시마 테츠야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嫌われ松子の一生,2006)

두 번째로 추천할 영화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입니다. 미장센으로 유명한 영화 중 하나인데요, 일본 특유의 오묘한 감성과 함께 보색을 사용해서 대비되는 장면들을 더욱 극적으로 연출해 줍니다. 밝고 화려한 색채는 마츠코의 감정 상태와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데 사용되죠.

강렬한 원색, 따뜻한 톤

예를 들어 주인공 마츠코의 과거회상씬 같은 경우엔 밝고 생동감 있는 희망찬 느낌이 듭니다.

어두운 톤, 차가운 느낌

반면에 슬픔이나 절망의 순간에는 어두운 색조와 함께 대비되는 차가운 색감이 강조됩니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뮤지컬 같은 연출과 과장된 세트입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마치 연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현실과 환상 또는 과거를 넘나드는 독특한 연출과 노래, 춤 거부감 드는 과장된 몸짓이 드라마틱하게 느껴지죠.

과장된 몸짓과 연출
카메라를 처다보는 연출

특히, 영화에는 마츠코가 카메라를 똑바로 직시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요,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선 이런 연출을 쓰지 않기 때문에 더욱 이질적이고 드라마틱한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더 셀(The cell, 2000)
감독 ㅣ타셈 싱

더 셀(The Cell,2000)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땐 충격 그 자체였어요. 잔인한데 아름다운 미장센은 굉장히 독창적이고, 시각적으로 충격적입니다. 정신과 꿈, 무의식의 세계를 탐험하며, 주인공들이 연쇄 살인마의 정신 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독특하게 연출하는데 특히, 미장센을 통해 내면세계와 외부 세계를 대조하며 상징적 의미를 전달합니다.

스토리 자체가 꿈속을 넘나드는 내용이기 때문에 초현실주의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살바도르 달리, 히에로니무스 보스와 같이 초현실주의 화가들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하고, 왜곡된 형태와 극적인 조명, 비현실적인 공간 배치를 통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주의 미술
자신을 신격화 하는 살인마의 의상

또한, 화려한 의상과 세트 디자인이 갖고 있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살인자의 꿈속에선 자기 자신을 신격화해서 강하고 화려한 의상과 빨강, 금색, 블랙 등 강한 색채를 사용하고 있죠. 지배적인 성향과 폭력적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주인공 캐서린의 꿈속에서의 의상은 흰색과 차분한 색감을 활용하며 밝은 느낌을 줍니다. 캐서린의 순수함이 살인마의 파괴적인 세계와 대조되는 걸 볼 수 있죠. 


오늘은 제가 개인적으로 미장센이 좋다고 생각되는 영화 3가지를 추천해 봤는데요, 3개 영화 전부 미장센뿐 만 아니라 작품성도 좋아서 한 번쯤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아, 마지막 영화 <더 셀> 은 좀 잔인하니까 이 점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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